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생긴 것을 확인했다. 9월 13일 이식을 해서 9월 25일 더블링을 확인해 2주 남짓 지난 시점이었다. 임신 주수는 5주 차이며 출산 예정일은 다음 해인 26년 5~6월경이다. 나도 처음에는 어째서 이렇게 계산되는지 몰랐다. 생각보다 임신 주수는 길었으며 내가 생각한 10달 또한 엄청나게 짧게 느껴진다.
📌 자연 임신 vs 시험관(배양 이식) 주수 계산법
1. 자연 임신의 경우
부부관계를 가진 날이 아니라 ‘마지막 생리일’을 디데이(D-day)로 잡는다. 난자가 배란되기 전 약 2주 정도의 준비기간(생리 시작~배란)을 임신 기간에 포함하는 것이다. 따라서 생리 시작일로부터 2주 뒤 배란과 수정이 이뤄지고, 그로부터 2주 뒤(다음 생리 예정일) 임신 테스트를 하므로 두 줄을 보는 순간 이미 임신 4주 차가 되는 셈이다.
2. 시험관 시술의 경우
생리일이 불규칙하거나 과배란 유도를 하므로 생리일 대신 난자 채취일 또는 배아 이식일을 기준으로 역산해야 정확하다.
– 3일 배양 이식: 이식한 날짜가 임신 2주 3일
– 5일 배양 이식: 이식한 날짜가 임신 2주 5일
[출산 예정일 계산법 : 네겔의 법칙]
마지막 생리달에서 -3을 하거나 +9를 하면 출산 예정월이 나온다(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는데 만약 마지막 생리달이 1월이라면 -3을 하던지 +9를 하던지 상관없이 모두 10월이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 생리 시작일에서 +7을 하면 그달의 출산예정일이 나온다. 예를 들어 마지막 생리가 1월 1일이었다면 이 법칙에 따른 대략적인 출산예정일은 10월 8일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치이고 가장 정확한 예정일은 임신 7~10주 차에 결정된다. 병원에서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길이를 잰 후 평균보다 크거나 작으면 예정일을 며칠 당기거나 늦추는데 이때 잡힌 날짜가 진짜 D-day가 된다.
👶 쌍둥이일까? 아내의 태몽과 현실적인 걱정
대략 내년 이맘때면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있을 것이다. 이때까지도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그다지 실감 나지 않았지만 뭔가 준비를 해놓아야겠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아이를 낳아본 경험은 없지만 그동안 인생을 살면서 7~8개월의 시간은 정말 쏜살같이 지나간다는 것을 느꼈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나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말도 못 하는 나의 아이를 떠올리면 시간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더군다나 우리는 아직 아이가 쌍둥이인지 단태아인지 알지 못한다. 며칠 전 아내가 꿈을 꾸었는데 어떤 큰 공원에서 커다란 전복이 여러 개 보였다고 했다. 너무 커서 이걸 먹을 수 있는 건가 하며 바라보는데 장면이 줌아웃되면서 엄청나게 많은 수의 전복을 많이 봤다고 했다.
“여보, 이거 태몽 아닐까? 전복이 그렇게 많았으면 혹시 다둥이 아니야?”
우리는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속으로는 긴장했다. 물론 한 번에 우리 아이가 두세 명이 생긴다면 분명 복일 테지만 한편으로는 어떻게 키우나 현실적인 걱정도 함께 들었다. 최근 며칠은 살면서 좋은 감정과 걱정이 한꺼번에 복잡하게 어우러진 정말 이상한 상태였다. 내가 좀 이상한 건지 육아 강도를 계산하는 게 잘못된 사고인지 뭐가 뭔지 잘 몰랐다. 어쨌든 이제 병원에 가서 첫 번째 초음파를 통해 아기집을 확인해야 한다. 그럼 단태아인지 쌍둥이인지 알 수 있겠지.
🏥 임신 5주 차 아기집 확인과 남편의 영양 관리
딱 임신 5주 차가 되는 날. 이날은 근무 때문에 아내와 함께 병원을 가지는 못했다. 전해 들은 얘기로는 임신 주수에 비해 아기는 좀 컸다고 한다. 그런데 뭐가 큰 건지는 잘 모르겠다. 집에 돌아와 초음파 사진을 봤는데 정말 콩알만 했다. 1cm도 되지 않는 그야말로 작고 소중한 존재가 엄마의 뱃속에 자리를 만들어냈다.
아기집을 확인한 결과 단태아 판정을 받았다. 쌍둥이가 아닌 것에 다행이라고 느끼면서 한편으로는 아이가 태어난 뒤로는 또 아이를 가지기가 힘들 텐데 형제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 걱정되기도 했다. 아내는 쌍둥이였으면 더 좋았겠다는 얘기를 했다. 정답은 없고 임신과 출산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았기에 이제부터는 그 어떤 결과라도 겸허히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내는 몸이 나른하고 가슴이 붓고 아파온다고 말했다. 아직 입덧은 없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로해지는 것과 가슴이 붓는 것은 임신 상태를 유지하려는 호르몬의 영향이라고 한다. 그리고 역시 생식샘 자극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소변이 자주 마려워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잠시 떠올렸다.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가장 간단하게 해줄 수 있는 것으로 음식이다.
5주 차 이상이 되면 태아의 뇌가 급속도로 발달하는 시기라고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인데 임신 준비 과정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일 아침 지중해식 샐러드를 해줬다. 그리 대단한 건 아니고 직장 생활을 하는 아내가 자칫 놓칠 수 있는 영양소를 아침에 몰아주는 것이라 생각하면 간단하다.
토마토와 오이, 상추를 베이스로 올리브 오일과 닭가슴살, 리코타 치즈, 블루베리를 주재료로 만들어줬다. 사실 매일 아침 재료를 씻고 손질하는 게 번거롭긴 하다. 하지만 아내가 맛있게 먹고 아침에 혈당 스파이크도 방지할 수 있다면 이 정도 수고는 기쁨이다.
🥗 임신 2개월(초기) 남편이 챙겨야 할 영양소
- 단백질: 태아의 뇌가 급속도로 발달하는 시기인데 단백질은 뇌 발달에 효과적이다. 특히 동물성 단백질은 태반과 태아의 혈액, 근육 등 몸 조직을 구성하는 근원이다.
- 엽산: 태아의 DNA를 합성하고 뇌 기능을 정상적으로 발달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척추액의 중요한 성분이 되기도 하므로 세포분열이 급속도로 이뤄지는 이 시기에 반드시 필요하다.
- 칼슘: 태아의 골격, 턱뼈, 유치가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칼슘이 부족하면 골격 형성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출생 후 치아 발달이 늦어지기도 하고 임산부가 골다공증에 걸리기도 쉽다.
- 식이섬유 & 비타민: 임신 후 장 운동기능이 저하돼 변비에 걸리기 쉬워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로 예방하자. 비타민C는 태반을 튼튼하게 만들어 유산을 예방하며 철분의 흡수를 도와준다.
보통 임신 12주 이후가 되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이것은 전체적인 태아의 외형과 윤곽이 잡히는 시기이자 장기가 생성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12주 차까지는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아내가 술이나 커피를 즐기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알코올과 카페인의 복용 등은 걱정되지 않는다. 다만 유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임신했다는 사실에 무의식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특히나 호르몬 영향으로 감정의 기복이 조금씩 느껴지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잘 버틸 수 있게 내가 옆에서 잘 케어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